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화] 디스트릭트 9 - 2009.10.18.

어느날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에 우주선이 정차합니다.
우주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머물러 있지요. 이러니 사람들은 궁금해져서 안을 들여다봅니다. 그 우주선 안에는 기아로 죽어가는 외계인 몇 십만명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외계인을 데려다가 요하네스버그 한 구석에 지역을 설정해두고, 모아놓습니다.
그 지역은 디스트릭트 9으로 명명되고 격리됩니다.

20여 년 후, 디스트릭트 9은 외계인이 살고 있는 빈민가로 변합니다.
별다른 저항도 하지 않는 외계인들은 쓰레기를 뒤지면서 살고 있고, 갱단은 이런 외계인에게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물건을 팝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외계인을 프런이라 부르며 벌레 취급 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외계인 관리국 MNU는 외계인을 시 외곽으로 쫓아내기로 합니다.
이주를 위한 서명을 받기 위해 디스트릭트 9으로 간 MNU 직원 비커스는 외계인들을 바보 취급하며 서명을 받아냅니다.
그는 외계인 관리국에서 일하는 평범한 인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쓰레기를 뒤지는 하찮은 외계인들을 바보 취급하고, 그들의 알을 쓰레기 취급합니다.
상당히 재수 없는 인간이에요. 선량하게 생겼고,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지만 그의 임무는 외계인들을 쫓아내고 그들의 무기를 압수하는 겁니다.
이런 임무 중, 비커스는 외계 물질에 감염됩니다.

자신과 다른 존재에 대해서 인간은 얼마나 무서워지는지요.
그리고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무자비해지는 것또한 인간입니다.
비커스 또한 이런 인간의 범주에 있습니다.
자신의 업무와 승진을 위해서는 외계인을 바보 취급하고, 집에서 쫓아내지만 자신에게 이변이 생겼을 때에는 외계인의 도움을 받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도움을 얻을 수 없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땐, 망설이면서 외계인의 뒷통수를 후려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는 게 사람입니다.
비커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동정심을 가지고, 살기 위해 애씁니다.
마지막은 영웅다웠습니다.

외계인의 외양이 상당히 사실적으로 느껴져서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에.. 제가 약한 부분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말이죠.
비커스가 변해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고개를 돌려버렸..

재밌게 보긴 했지만, 뒷끝이 씁쓸한 영화였습니다.
보기가 힘들었어요.

 

by Hypnos | 2009/10/28 19:51 | 감상 | 트랙백 | 덧글(1)

[소설] 무심한듯 시크하게 - 2009.10.16.


<무심한듯 시크하게>는 무협소설을 많이 쓰셨던 한상운님의 신작입니다.
이번에는 중원이 아닌 지금,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강력계 형사와 잘나갔던 성형외과 의사와 마약과 로맨스가 교차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인 정태석은 서른 살 먹은 강력계 형사로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고, 어디서 맞고 오면 주위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인간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덧붙여 여자 관계가 복잡하지만 무심한 일면이 있지요.

그리고 정태석이 쫓는 범인은 잘생겼고, 싸움도 잘하고, 돈도 많은 전직 성형외과 의사입니다. 그는... 전체적으로 봐선 정태석을 이끌어주는 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정작 등장하는 건 얼마 안됩니다. 결정적인 장면에서만 나타나는 범인..)

마약이 발견되고, 이 마약을 숨긴 사람과 범인을 쫓는 형사들이 나옵니다. 투닥투닥 하고, 거친 일면도 있지만 내여자에겐 따뜻한 도시남자들이 잔뜩 나오지요.
아리땁고 우아한 여인도 나오고, 교활하고 잔인한 범인도 나옵니다.
소설은 마약 수사를 하는 태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마약 수사를 하면서 범인한테도 맞고, 그 와중에 연애도 하고..
소설의 중심은 태석의 인간 관계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상적인 연애를 꿈꾸지만 마음대로 안되는, 안하려고 하는 태석을 다루면서 수사 과정이 약화된 면이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동료 형사들의 개성이 약간 줄어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태석이 쫓던 범인은 초반엔 카리스마가 잔뜩 묻어나더니 중반 이후로는 출연이 거의 없고, 뜬금없이 나타나 사건을 해결해 버리는 엉뚱함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사건 자체로 볼 땐 결말이 약간 싱겁게 느껴집니다.
소설 전체적으론, 태석이 약간 성장하는 성장 소설(?) 겸 로맨스로 보입니다.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태석은 쉽게 포기하던 자신을 추스리고, 무심하게 버리던 여자 관계도 챙기면서 아주 약간은 성장합니다.

성장 소설(?)로 보기엔 은근슬쩍 풍자 요소도 들어가 있고, 인터넷 어디선가 많이 봤던 문장들도 군데군데 숨어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익숙한 속어들이지만 어색하지 않게 소설 속에 잘 버무려 놓아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너무 가볍지도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무림사계를 못본게 많이 아쉽군요.

by Hypnos | 2009/10/23 15:54 | 감상 | 트랙백 | 덧글(0)

[만화] 치키타 구구 5권 - 09.10.07.

 

참 오랜만에 본 치키타 구구입니다.
일본에서 완결 났다는 소식을 몇 년 전에 들었는데 이제서야 5권을 보게 되었습니다.

5권은 4권에 이어 불로장생을 꿈꾸는 왕과 수상한 주술사들 이야기입니다.
그리고 오르그를 닮은 까만 곰팡이의 정체에 대해서도 나옵니다.

익숙한 캐릭터로 오랜만에 새로운 얘기를 보니 기뻤습니다. 정말 몇 년 만인지요.
하도 오랜만에 봐서 앞 내용이 기억 안날까 걱정했는데 다행히도 책을 보니 기억이 나더군요.

5권의 내용은 나쁜 의도는 없지만 결국 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몰아넣은 왕과 주술사들, 그리고 오르그 이야기입니다.
왕은 오래 오래 살아서 사람들을 행복하게 해주려고 하지요. 하지만 그 과정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죽습니다.
불로장생약의 재료로, 반대한다는 이유로 사람들이 죽습니다.
살인이라는 한계를 넘어서면 사람이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지요.
사람을 죽이는 데 저항감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울면서도 사람을 죽일 수 있습니다.
이런 장면들은 토노 특유의 담담하게 사람죽이기로 그려져 있습니다.
때문에 사람이 죽어나가도 긴박감 대신 충격이 강하죠.

- 친했던 애지만 내 목적을 위해선 죽여야지. 이왕 죽였으니 시체는 쓸모있게 써줄게.ㅠㅠ

이렇게 말하며 사람을 죽이는 마음씨 좋은 아주머니가 등장합니다.
사람을 죽이면서도 그들의 마음이나 감정은 예전에 보았던 착한 사람 그대로라는 거에요.
그리고 왕은 정말 착한 마음에서 오래 살려고 하는거죠. 그래서 이들을 퇴치하러 왔던 발란스와 새듀스는 갈등합니다.

어찌어찌 왕과 주술사 사건은 마무리 되고. 클리프와 치키타는 다시 만나고, 오르그도 만나고.
그 와중에 라 라므 데라르는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처음에 라 라므 데라르는 정말 요괴스러웠지만 요즘에는 인간에 가깝게 바뀌었어요.
고민하고, 슬퍼하는 모습을 보니.. 이 만화의 히로인은 라 라므 데라르인듯.

다음 권에는 드디어 구구 가문의 비밀이 조금씩 드러나는 것 같습니다.
아직 몇 권이나 더 남아 있다는 게 기쁘다고 해야할지, 슬프다고 해야할지.

전반적으로 무난했지만, 오랜 기다림을 채워준 책이었습니다.

6권은 언제 나올까요.

by Hypnos | 2009/10/07 19:14 | 감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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