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무현 전 대통령 서거 -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영화] 바스타드, 거친 녀석들 - 2009.11.07.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를 본 게 이번이 세 번째입니다.
첫 번째는 '킬 빌'이었고, 두 번째는 '데스프루프'입니다.
그리고 이번이 세 번째로 '바스타드, 거친 녀석들'을 봤지요.

쿠엔틴 타란티노의 영화답게 이 영화도 수다스럽고, 능청스러운 장면들로 가득 차 있습니다.
첫 번째 챕터는 유태인 사냥꾼 한스 란다와 한 농부의 수다를 다루고 있지요.
첫 번째 챕터답게 중요한 인물들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나치 장교인 한스 란다와 그에게 쫓기는 유태인 쇼샤나를 소개하고 있지요.
한스 란다는 유태인 사냥 전문 나치 장교로, 농부의 집에 숨어있는 유태인들을 잡으러 왔습니다.
농부는 긴장하고, 한스 란다는 능글능글하고 교묘하게 농부를 협박하지요.
농부 아저씨와 한스 란다의 대화는 한정된 장소에서 조근조근 속삭이는 말투로 진행됩니다.
그리고 상황이 급작스럽게 바뀝니다.

영화의 대부분은 예고편과 달리 등장인물들간의 대화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서로 말을 나누는 사이 느껴지는 긴장감, 말이 멈춘 그 간격 동안 이루어지는 등장 인물들의 보이지 않는 갈등, 상황이 반전되는 그 순간의 폭발.
킬 빌과 비슷한 구도 같네요.

액션이 적어서 지루한 부분도 있었지만, 은근한 유머로 아슬아슬하게 그 지루함을 달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액션도 한번 폭발하기 시작하면서 통쾌한 부분도 있었지요.
액션을 주로 담당한 건 나치 잡는 특공대인 알도 레인과 개떼들...이지요.
그들은 나치에게 공포를 주기 위해 일부러 잔인하게 살해합니다.
때려 죽이고, 머리가죽을 벗기고, 살려 보내는 나치에겐 이마에 나치 문양을 그려줍니다.
이 부분은 끔찍하지 않게, 유머러스하게 그리고 있습니다.

영화는 실제 역사와 다르게 진행됩니다. 모두, 통쾌하게 부수어 버리지요.
마지막 클라이막스는.. 음음? 저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막 나갔어요.
그리고 한스 란다의 마지막도 재밌었어요.

그런데. 다시 보긴 힘들 것 같습니다.
킬 빌이나, 데스프루프도 다시 보기 힘들었거든요. 앞의 두 영화와 마찬가지로, 이 영화도 다시 보긴 힘들것 같습니다.

by Hypnos | 2009/11/12 02:43 | 감상 | 트랙백 | 덧글(0)

[영화] 디스트릭트 9 - 2009.10.18.

어느날 남아프리카 요하네스버그에 우주선이 정차합니다.
우주선은 아무것도 하지 않은채 머물러 있지요. 이러니 사람들은 궁금해져서 안을 들여다봅니다. 그 우주선 안에는 기아로 죽어가는 외계인 몇 십만명이 있었습니다.
사람들은 외계인을 데려다가 요하네스버그 한 구석에 지역을 설정해두고, 모아놓습니다.
그 지역은 디스트릭트 9으로 명명되고 격리됩니다.

20여 년 후, 디스트릭트 9은 외계인이 살고 있는 빈민가로 변합니다.
별다른 저항도 하지 않는 외계인들은 쓰레기를 뒤지면서 살고 있고, 갱단은 이런 외계인에게 터무니 없는 가격으로 물건을 팝니다.
그리고 사람들은 외계인을 프런이라 부르며 벌레 취급 합니다. 이런 사람들의 불만을 잠재우기 위해 외계인 관리국 MNU는 외계인을 시 외곽으로 쫓아내기로 합니다.
이주를 위한 서명을 받기 위해 디스트릭트 9으로 간 MNU 직원 비커스는 외계인들을 바보 취급하며 서명을 받아냅니다.
그는 외계인 관리국에서 일하는 평범한 인간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쓰레기를 뒤지는 하찮은 외계인들을 바보 취급하고, 그들의 알을 쓰레기 취급합니다.
상당히 재수 없는 인간이에요. 선량하게 생겼고, 자신의 임무에 충실하지만 그의 임무는 외계인들을 쫓아내고 그들의 무기를 압수하는 겁니다.
이런 임무 중, 비커스는 외계 물질에 감염됩니다.

자신과 다른 존재에 대해서 인간은 얼마나 무서워지는지요.
그리고 이득을 얻을 수 있다면 무자비해지는 것또한 인간입니다.
비커스 또한 이런 인간의 범주에 있습니다.
자신의 업무와 승진을 위해서는 외계인을 바보 취급하고, 집에서 쫓아내지만 자신에게 이변이 생겼을 때에는 외계인의 도움을 받으려고 합니다.
그리고 그 도움을 얻을 수 없을 수 없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땐, 망설이면서 외계인의 뒷통수를 후려칠 수도 있습니다.

그래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하는 게 사람입니다.
비커스도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동정심을 가지고, 살기 위해 애씁니다.
마지막은 영웅다웠습니다.

외계인의 외양이 상당히 사실적으로 느껴져서 보기가 힘들었습니다.
에.. 제가 약한 부분 위주로 구성되어 있어서 말이죠.
비커스가 변해가는 과정을 묘사하는 장면에서는 고개를 돌려버렸..

재밌게 보긴 했지만, 뒷끝이 씁쓸한 영화였습니다.
보기가 힘들었어요.

 

by Hypnos | 2009/10/28 19:51 | 감상 | 트랙백 | 덧글(1)

[소설] 무심한듯 시크하게 - 2009.10.16.


<무심한듯 시크하게>는 무협소설을 많이 쓰셨던 한상운님의 신작입니다.
이번에는 중원이 아닌 지금, 한국을 배경으로 한 소설입니다.
강력계 형사와 잘나갔던 성형외과 의사와 마약과 로맨스가 교차하는 이야기입니다.

주인공인 정태석은 서른 살 먹은 강력계 형사로 지기 싫어하는 성격을 가지고 있고, 어디서 맞고 오면 주위 사람들이 즐거워하는 인간 관계를 가지고 있습니다.
덧붙여 여자 관계가 복잡하지만 무심한 일면이 있지요.

그리고 정태석이 쫓는 범인은 잘생겼고, 싸움도 잘하고, 돈도 많은 전직 성형외과 의사입니다. 그는... 전체적으로 봐선 정태석을 이끌어주는 한 중요한 요소입니다.
(정작 등장하는 건 얼마 안됩니다. 결정적인 장면에서만 나타나는 범인..)

마약이 발견되고, 이 마약을 숨긴 사람과 범인을 쫓는 형사들이 나옵니다. 투닥투닥 하고, 거친 일면도 있지만 내여자에겐 따뜻한 도시남자들이 잔뜩 나오지요.
아리땁고 우아한 여인도 나오고, 교활하고 잔인한 범인도 나옵니다.
소설은 마약 수사를 하는 태석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전개됩니다.
마약 수사를 하면서 범인한테도 맞고, 그 와중에 연애도 하고..
소설의 중심은 태석의 인간 관계에 맞춰져 있습니다.
이상적인 연애를 꿈꾸지만 마음대로 안되는, 안하려고 하는 태석을 다루면서 수사 과정이 약화된 면이 있습니다.
그 때문인지 동료 형사들의 개성이 약간 줄어든 것 같습니다.
그리고 태석이 쫓던 범인은 초반엔 카리스마가 잔뜩 묻어나더니 중반 이후로는 출연이 거의 없고, 뜬금없이 나타나 사건을 해결해 버리는 엉뚱함을 보여줍니다.
그래서 사건 자체로 볼 땐 결말이 약간 싱겁게 느껴집니다.
소설 전체적으론, 태석이 약간 성장하는 성장 소설(?) 겸 로맨스로 보입니다.

범인을 쫓는 과정에서 태석은 쉽게 포기하던 자신을 추스리고, 무심하게 버리던 여자 관계도 챙기면서 아주 약간은 성장합니다.

성장 소설(?)로 보기엔 은근슬쩍 풍자 요소도 들어가 있고, 인터넷 어디선가 많이 봤던 문장들도 군데군데 숨어 있어서 읽는 재미가 쏠쏠합니다.
익숙한 속어들이지만 어색하지 않게 소설 속에 잘 버무려 놓아서 재밌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오랜만에 너무 가볍지도 않고, 즐겁게 읽을 수 있는 소설을 본 것 같습니다.
이 책을 보고 나니, 무림사계를 못본게 많이 아쉽군요.

by Hypnos | 2009/10/23 15:54 | 감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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